'글금'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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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밥주는 캣맘 문제점 민폐는 아니 되지요

글금 2024. 7. 1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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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좋다 이거야. 나도 고양이랑 개 엄청 좋아한다고. 여건만 되면 길고양이 한마리 데려다 키우고 싶다고.

주변엔 오갈데 없고 굶주린 길고양이 밥주는 캣맘이 많다. 동물 사랑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마음 좋다.

하지만 민폐는 끼치지 말아야 하지 않나? 길고양이 밥챙겨주는 동네 아줌마? 할머니? 와 어쩌다 대화를 섞게 되고 오가다 인사하며 지냈는데 어느날 매우 열받는 일이 벌어졌다. 집근처에 최근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는데 주차해놓은 내 차 밑에다 누가 고양이 밥을 계속 주고 있었던 것. 밥그릇을 두세번 치워도 끊임없이 또 주고 또 주고. 여름이라 냄새도 나는데.

도대체 누가 남에 차 밑에다 이런 개념없는 행동을 하나? 누군지 색출 겸 독서 겸 차에서 계속 대기했다.

남의 차 밑에 길고양이 밥이라니요

차를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주차해놨더니 차 밑에 누가 매일, 아니 하루에도 몇 번 길고양이 밥과 물을 대령해 놨다.

내 차 밑에 누가 저렇게 고양이 밥과 물을 놓으면 그 어느 누가 좋아하겠냐만 한 두번은 내가 그냥 치웠다. 근데 며칠을 지켜보니 근처 즐비한 다른 차에는 없고 유독 내차 밑에만 고양이 밥이 있네? 슬슬 열받기 시작하면서 주인공이 누구인지 한 50% 감이 왔으나 물증이 없으니 참고 기다리기로 했다. 이 나와바리에 길고양이 밥주는 캣맘들이 몇 있고 파트마다 담당이 다른 것 같으니 기다려보자. 이렇게 민폐주는 주인공이 누군지.

캣맘님들아 민폐는 주지마세요

길고양이 밥주는 캣맘들이 내차 밑에 아침. 점심. 저녁으로 밥과 물로 길고양이들의 일용할 양식을 꼬박꼬박 갖다바치니

길고양이들이 내 차 밑에 아예 들어 앉아있다. 새끼고양이 두마리. 아니 얘들아 니들 딱한 사정은 알겠는데 기나긴 장마에 비오는데 비를 피할 수 있는 차 밑이 좋지?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햇빛 가려주는 차 밑이 좋지? 응? 나도 어린 너희들이 안타깝고 귀엽고 그래. 하지만 인간적으로, 아니 고양이적으로 남의 차 밑은 아니지 않니? 민폐지 않니? 심지어 이 고양이들은 도망도 안간다.뉴스에서 길고양이가 차 본넷에 들어앉아있었다는 얘기, 차 밑에 있다가 깔려 죽었다는 얘기, 이런저런 흠칫한 사례들이 많은데 도대체 왜 차 밑에다 길고양이 밥을 주는거지?

적반하장 캣맘

길고양이 밥주는 캣맘들 때문에 슬슬 열받기 시작했던 터에 그 화에 화룡점정을 찍은 건 바로 이 비둘기 새끼들이다.

길고양이 밥이 또 있나 밑을 들여다보는데 와....차 밑에서 비둘기 두마리가 파닥파닥 날아오르고 한마리는 미동도 않고 뻔뻔하게 앉아있다. 이런 미친.. 길고양이도 모자라 이제 비둘기까지? 내 차 밑이 무슨 복덕방이야? 아지트냐고. 그때부터 차 안에서 대기타기 시작했다. 비가 후두둑후두둑 빗줄기가 점점 세지던 날. 내차 바로 앞 동 현관에 젊은 아가씨가 나오길래

"저기..혹시 여기 차 밑에 길고양이 밥주는 사람 누군지 아세요?" 물었더니 완전 정색하면서 화를 오지게 낸다. "전데요? 왜요?"아니 뭣이 이리 당당하지? 어이상실. "아니. 길고양이 밥주는건 좋은데 남에 차 밑에다 주시면 안되죠" "아, 알았어요! 죄송해요! 안줄게요. 안주면 되잖아요. 됐죠?" 잔뜩 화가나서는 계속 궁시렁궁시렁. 비오는데 우산도 않쓴채로 궁시렁궁시렁."아니! 저도 여기 이사온지 얼마 안됐고 길고양이 밥준것도 며칠 안됐어요! 여기 십년동안 길고양이 밥주는 사람이 따로 있던데 왜 저한테 이러세요?"ㅎㅎㅎㅎㅎㅎ....."누가 됐든 남에 차 밑에 길고양이 밥주는건 실례 아닌가요? 고양이 보살피는 건 좋은데 피해는 주지 말아야죠" 그리고 난 계속 차에서 대기를 했다. 내가 추측하는 캣맘이 아직 나타나지않았기에.

양심없는 캣맘도 있네요

슬금슬금. 내 심증이 물증이 되는 순간이 왔다. 한 손엔 우산, 한 손엔 고양이 사료를 들고 있는 나랑 인사하고 지내던 그 아줌마. 길고양이 밥주는 캣맘 중 한 사람이다. 평소처럼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내 차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기웃 거린다. 나는 얼른 내렸다. "안녕하세요. 혹시 여기 차 밑에 길고양이 밥주는 분 누군지 아세요?" "어? 아..아니이~ 나는 차 밑에는 않주고 저기 저 차 옆에 그릇 놓고 줘. 여기 봐. 난 길고양이 밥그릇 여기다 놓고 줘" 아줌마가 가리킨 그릇은 아까 내가 내차밑에서 꺼내서 치워놓은 그릇. 거짓말인거 너무 티났다. 그 아줌마 또한 내 차밑에다 밥주는게 분명할터. "그 그릇 아까 제 차 밑에 있던거 제가 치워놓은 건데요?" "아니이~ 여기 17년넘게 이동네 전체 길고양이 챙기는 아줌마가 있어~그 아줌마가 주는 걸꺼야~ 시에서 그 아줌마한테 길고양이 챙기라고 지원금이 나온데~ 근데 땡볕이나 비오는데 고양이 밥주면 상하니까

차 밑에다 주는거야~ 나는 차 밑에 매일 안주고 가끔 줘~""그래요? 그럼 그 아줌마한테 남에 차 밑에 고양이밥 주지말라고 전해주세요. 아까는 비둘기까지 차 밑에 있었고, 행여나 그렇게 챙기시는 고양이가 차에 치여서 죽으면 어쩔려고 그래요? 뉴스에도 나오잖아요." "아니 근데 자네 차 밑에 길고양이 밥준다고 차가 닳아? 문제가 생겨? 그리고 고양이들은 똑똑해서 시동만 걸어도 도망가 ~ 이 동네 다른사람들은 자기 차 밑에 밥줘도 아무소리 않하는데 왜 자네만 이 난리야? 그러게 차를 왜 여기다 대놨어?" "차를 여기다 대놓은게 왜 문제죠? 길고양이 아끼고 챙기는건 좋지만 남한테 피해는 주지 말아야죠"

이윽고 그 아줌마는 기분이 몹시 상했는지 차 안에 있는 내게 뭐라뭐라 하더니 빠른 걸음으로 가버림.이게 바로 적반하장 인겐가??

 오바액션 화낼 사람이 누군데

참..그 자리가 주차자리로 딱 좋아서 겨우겨우 맡은 자리였는데 결국 나는 차를 다른데로 주차했다. 더 이상 길고양이 밥주는 캣맘들과 부딪히고 싶지 않아서. 주차를 하는 내내 내 시야에 있던 그 아줌마는 나와 한 5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연신 나를 째려보며 궁시렁궁시렁 댔다. 그래도 동네사람인데 얼굴 붉히며 사는게 그렇다 싶어 나이 어린 내가 먼저 가서 사과를 해야지 싶어서 그 아줌마에게로 다가갔더니 "오지마!! 꼴도 보기싫어!! 저리가!!" 벌레보듯 내게서 도망가듯 피하는 아줌마.

"아니. 서로 기분상했는데 잠깐 얘기좀 해..." "아니아니!! 할얘기없어! 저리가! 사람 좋게 봤는데!! 여기 동네사람들 다~ 날 좋아해! 날 싫어하는 사람 없다고! 근데 왜 자네가 나한테 그래?" 사과할 틈도 없이 아니 말꺼낼 틈도 없이 도망가는 아줌마 뒷통수에 대고 "제 차 다른데로 옮겼으니 걱정말고 아까 거기 길고양이 밥주세요~!" 큰소리로 얘기했더니 "@$#%#%#%!!!!" 뭐라뭐라 하시며 이내 본인 집으로 냅다 뛰어가더니 현관문을 '쾅'닫고 들어갔다. 아니..내가 뭘 잘못한건가?남에 차 밑에 길고양이 밥주는게 상식적인 일인가? 차 밑에 길고양이 밥주지말라고 처음에 좋게 얘기했는데 계속 딴소리하며 핑계대며 인정머리 없단식으로 말하길래 나 또한 언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내가 못할 말 한건가? 이제 그 아줌마는 이쪽으로 오다가도 저 멀리서 내가 보이면 다급히 획! 돌아서 가버린다. 참..안그래도 고달픈 인생살이인데 뭐 이리 황당한게 거시기한지. 생명 소중히 여기고 챙기는건 좋습니다. 응원해요.하지만 주변에 피해는 주지마셔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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